1999년 개봉한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은 1970년 대 아이작 아시모프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SF 영화이다. 해당 소설은 1976년 네뷸러상 단편부문, 1977년 휴고상 단편부문을 수상하였다. 감독은 나 홀로 집에 1, 2로 유명한 크리스 콜럼버스이다. 이제 이 영화의 세계관과 등장인물, 작품 메시지, 평가 및 반응에 대하여 알아보자.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 세계관과 등장인물
이 영화는 2005년을 배경으로 시작하여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의 200년을 기록한다. 주인공은 제목 그대로 이백 년을 산 사나이다. NDR-114 기종의 앤드류(로빈 윌리엄스 분)는 가사도우미 로봇으로 만들어져 마틴가로 들어가 마틴 성을 받은, 역사상 가장 오래(200년) 산 인간이다. 앤드류에게는 지켜야 할 로봇 3원칙이 있는데, 제1원칙: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다, 제2원칙: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인간의 명령에 복종한다, 제3원칙: 제1, 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앤드류의 창의력을 알아보고 발휘하도록 도와준 마틴가의 가장인 리처드는, 앤드류의 존속과 생활에 무리가 없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며 마치 아들처럼 대하는 인물이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앤드류에게 애정을 갖고 마치 인간인 가족인 것처럼 대해준 아만다 마틴은 앤드류에게 'little miss라고 불린다. 아만다는 앤드류가 긴 여행에서 인간의 모습을 하고 돌아왔을 때 단번에 앤드류를 알아보았고, 어렸을 때 앤드류가 선물해 준 나무말 조각상을 임종의 순간에 쥐고 있기도 하였다. 포샤 체니는 아만다 역의 엠베스 데이비츠가 일인이역을 하였는데, 할머니와 손녀가 쌍둥이처럼 닮은 외모라는 묘사를 위해서다. 하지만 상냥한 아만다와는 달리 포샤는 냉정한 독설가다.
작품 메시지
인간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인간임을 결정하는가, 인간이기 위해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라는 존재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로봇회사에서 생산된 앤드류는 보통의 가사도우미용 로봇이지만 창의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를 아끼고 존중해주는 리처드와 아만다 덕분에 그의 창의성은 빛을 발하게 되고, 리처드의 도움으로 은행 계좌를 갖게 되면서 로봇의 권리 찾기가 시작된다. 처음 경험한 재판은 판사의 "자유는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라는 말에 앤드류가 "원하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하여 앤드류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은 승리로 마쳤다. 이후 앤드류는 자신의 몸을 인간과 비슷하게 만들고자 여러 부품을 개발하고, 인간에게는 인공장기로써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인공피부와 인공장기를 이식하여 통증과 사랑을 느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세계 의회에서 앤드류를 인간으로 인정해주지 않았다. 세계의회 의장은 인공장기를 달고 있었기 때문에 앤드류가 '의장님도 일부는 로봇'이라 하는데, 의장은 앤드류에게 '인간은 평생을 누릴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자신을 인간으로 인정해 달라는 앤드류의 소송을 기각했다. 이에 앤드류는 인공혈액을 자신의 몸에 주입하여 노화가 진행되도록 개조한 뒤 다시 소송을 제기했고, 다른 의장으로부터 '앤드류가 역사상 가장 오래 산 인간이며 포샤 체니의 법적 배우자'로 인정받는다. 앤드류에게는 인간과 같은 창의성, 호기심, 친밀감, 동정, 자유의지 등 다양한 욕구와, 여기서 파생된 아내와 함께하는 죽음의 욕구가 생겨난다. 작품 내 보편적인 법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기준인 물리적인 외모, 장기, 심지어 유한한 수명은 모두 인간이 되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평가 및 반응
제작비 1억 달러에 비하여 전세계 흥행 수익 8,700만 달러라는 적자를 기록하였으나, 영화는 잔잔하고 감동이 있다는 호평이 많다. IMDb 6.9/10점, 왓챠 3.9/5점, 네이버 9.31/10점, 구글 사용자 호평 86%을 기록하고 있다. 인간으로서의 삶을 소중하게 느끼게 하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133분간 진행되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아카데미 시상식 분장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하였다. 한편 원작 소설에서 앤드류가 자유를 갈망하는 것을 강조하며 '자유'를 통한 인간성 획득을 묘사한 것에 비해 영화에서는 '사랑'이라는 다른 초점을 두어 원작의 주제의식이 달라졌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인간성의 본질에 관하여 고민한다는 사실은 같기 때문에 소설보다 원작을 먼저 접한 사람들에게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비평가들은 "The lack of any real conflict makes Bicentennial Man seem even longer than it is(진짜 갈등이 부족한 점이 바이센테니얼 맨을 더 길어 보이게 한다).(Arthur Lazere, culturevulture.net, 2000)", "Kids will be bored, the rest of us baffled(아이들은 지루해할 것이고 나머지 우리는 당황할 것이다).(David Ansen, Newsweek, 2018)"라고 혹평하며 영화가 흥행하기 위해 갖춰야 할 스토리적 조건의 부재를 꼬집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울 수 없다는 건 잔인한 거예요. 슬픔을 표현할 방법이 없어요.", "기계로서 영원히 사느니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죽고 싶습니다." 같은 많은 대사들이 여운을 남기는 가슴 찡한 영화로 손꼽힌다.